작성일
2021.06.13
수정일
2021.06.13
작성자
최세현
조회수
205

[평가서] 무사히 내딛은 첫 걸음

석사 첫 학기가 마무리 되었다.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나에게, 석사 첫 학기는 큰 도전이었다. 대학원을 준비하는 과정과 첫 수업 모두 나의 부족함을 깨닫게 하는 순간의 연속이었기에, 연구자로서의 첫 걸음을 무사히 내딛는 것이 가능할까, 걱정이 앞섰다. 그런 걱정과 염려 속에서 듣게 된 김혜준 교수님의 중국현대문학사연구 수업은 내가 석사 과정을 시작하며 어떤 마음가짐과 연구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준비시켜 주었다.

먼저 현대문학사연구 수업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다. 학기 초 의견서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늘 강의를 듣고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에만 익숙해 있었다. 내 생각과 내 의견에 늘 자신이 없었고, 타인의 생각과 의견이 더욱 설득력 있고 늘 옳은 것처럼 느껴졌다. 그랬던 터라, 김혜준교수님의 중국현대문학사연구 수업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수업을 통해 나의 생각을 하고, 나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여전히 그것이 쉬운 것은 아니며 부족한 점이 많고 더욱 연습이 필요하지만, 김혜준 교수님의 세심한 지도 덕분에 나의 생각하는 힘을 훈련하기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중국현대문학에 대한 지식 역시 풍부해졌다. 학부 수업에서 중국현대문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지만, 그 때 배웠던 중국현대문학은 표면적인 것에 불과했다. ?迅이나 老舍와 같은 작가들의 이름 들에만 익숙할 뿐, 중국현대문학에 대해 진정으로 아는 것이 없었다. 또한 중국 대륙의 작가들과 작품들만 접했지, 타이완이나 홍콩, 마카오의 작품들은 읽어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런 나에게 중국현대문학사연구 수업은 중국현대문학에 대해 더욱 깊은 지식을 갖게 해주었고, 그에 더해 화인화문문학에 대해서도 알고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중국현대문학사연구 수업을 통해 문학 작품을 살아있는 것으로 읽는 방법을 배웠다. 김혜준 교수님의 수업을 들을 때 마다 늘 들었던 생각은, 나는 지금껏 문학 작품의 자구에만 얽매여 그것을 이해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작가의 생애나 심리 상태, 당시 역사적 배경, 사회적 사건, 주변 인물 등 모든 요소들을 배제한 채 종이 위의 글자 만으로 작가의 작품을, 더 나아가 작가를 이해하고자 했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방법은 죽은 것이었고, 깊이가 없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문학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연구하고자 한 적이 많지 않을 뿐더러, 내가 읽었던 몇 안되는 작품들도 이런 방법으로 읽고 이해했기에, 그것들은 나에게 평면적인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김혜준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서 문학 작품을 좀 더 깊게, 좀 더 입체적으로 읽고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고, 문학을 연구하고자 하는 나에게 이것은 이번 학기의 가장 큰 수확이라 생각한다.

나의 석사 첫 학기를 마무리 하는 날이 이렇게 금새 올 줄은 상상도 못한 일이다. 이번 학기를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큰 부분들도 많다. 눈 앞의 수업과 과제를 해내는데 급급해, 배운 것들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한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굉장히 많은 수확들이 있었고, 걱정과 염려가 가득 했던 나의 첫 걸음을 무사히 내딛은 듯 해 나름의 안도감도 생긴다. 물론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고 나의 부족함을 채우고 연구자로서의 자질을 갖추는데 상당히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수업을 통해 긴 여정을 시작하기 전의 준비를 단단히 할 수 있었다. 나에게 많은 배움과 깨달음을 준 이번 학기를 마치며, 부족함 많은 석사 신입생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고 함께 해주신 두 분의 박사 선생님과, 열정적이고 세심하게 지도 해주신 김혜준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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