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3.05.16
수정일
2013.05.16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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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2001.02.25.-03.03. 〈허튼 소리〉(펑르우이까오)

허튼 소리


彭瑞高펑르우이까오(1949-    )

 

친구들 중 여럿이 건축업을 하고 있어서, 나도 이 분야에 대해 제법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친구들은 내 말을 듣지 않았고, 나는 괜히 친구들의 기분만 망친 꼴이 된 듯하다. 사실 내 이야기는 좀 실없기는 해도 전혀 황당무계한 것은 아니었다. 내 말은 이런 것이다.

상하이는 국제도시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봉급생활자가 많으므로 사업을 하거나 장사를 하려면 이런 기본적인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건축업을 하려면 무조건 고급주택부터 선택하고 봐서는 안 된다. 최고급 주택지, 유럽 스타일, 홍콩식 관리 같은 것들은 일반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런 광고는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보다는 오히려 거리감만 줄 뿐이다. 상하이에 이런 호화주택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대체 얼마나 되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잇따라 건물만 들어섰다.

건축업을 하는 고향친구들도 좀 있는데, 나는 그들에게도 찬물을 끼얹었다. 나는 그랬다. 전국적으로 농지는 아주 중요하며, 특히 상하이는 더욱 그렇다. 택지개발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 이렇게도 말했다. 요즘 사람들은 모두 열에 들떠서 돈을 벌고 싶어하는데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국민 모두가 돈을 벌고 싶어하니까. 하지만 돈을 벌더라도 제대로 벌어야 한다. 눈앞의 것만 생각해 조상의 땅을 팔아치우면서 후손에게 욕을 얻어먹을 필요가 있을까? 더군다나 택지개발을 하더라도 팔려야 돈이 되는 거지, 만일 안 팔린다면 열심히 고구마를 캐본들 아무도 안 사서 썩어버리는 것과 뭐가 다른가?

하지만 그들도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잇따라 건물만 들어섰다. 그러다가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이하 생략)

 

 

쿤룬산에 달이 높거든

 

《쿤룬산에 달이 높거든》
스티에성 외 39인 지음
김혜준 옮김
서울 : 좋은책만들기, 2002년 5월 22일

 

 

 

* 이 작품은 위 수필집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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