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1.06.09
수정일
2021.06.09
작성자
최민영
조회수
205

[비평문 2] 향수는 상처로 인한 아픔이다.

향수는 늘 아름다운 것이아니라 곧 일종의 상처로 인한 아픔이다. 잃어버린것을 불러내는 것은 문자로 구현할 때 자기 자신의 공허한 메아리만 기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李永平의《望?》은 일본 제국주의 시절 취업이라는 명분으로 반강제적으로 ‘일본군 위안부’가 된 여성들의 불행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주인공 ‘나’는 소녀 ‘朱?’과 본인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길을 걸으며 타이완 억새풀이 달빛 아래에서 흔들거리는 장면을 보며 고향 보르네오 섬의 타이완 숙소에 얽힌 이야기를 떠올린다. 新店계곡의 멸종된 타이완 야생 토종 물고기 옌쯔위를 찾아다니며 新店계곡을 朱?을 업은 채 계곡사이사이로 보이는 억새풀들을 보며 소녀와 주인공은 추억 속 노래들을 다시 부르며 과거를 회상한다. 주인공은 아버지가 말해주신 일본 군가로 불렸던 타이완 노래를 떠올리며 마을에 살던 위안부가 부르던 노래를 떠올린다. 타이완의 갈대나 들려오는 노랫소리를 통해 고향을 떠올리는 주인공을 통해서 작가 李永平의 감각적인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작한다.

일본 항복 후 쿠칭의 황무지에 살던 매춘부들과 우연히 가까워진 주인공은 세명 중 가장 가까웠던 ‘웨롼’으로부터 어떻게 보르네오에 오게된 것인지 듣게된다. 일제 제국주의 시절 타이완에 ‘척식회사’간부가 황군을 위해 일 할 군병원의 간호원을 모집한다는 명목으로 2000위안에 팔려가게 되어 조선, 필리핀 여성들과 함께 닭장 같은 방에서 위안부일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그들은 일본의 패전후에도 망가진 몸과 몸에 새겨진 치욕스러운 ‘위(慰)’자를 벌처럼 느껴 집으로 돌아갈 면목이 없다며 보르네오에 남았지만, 타향에서의 생활고로 인해 그들은 다시 몸을 팔며 생계를 유지한다. 더 이상 고향에 돌아갈 수도 없고 여자로서도 살 수 없게 된 여성들의 삶은 성전이라는 이름 하에 얼마나 많은 약자들 특시 여성들이 종전 후에도 고통받아야 했는지 알 수 있다. 《현대 중문소설작가22인》에서 작가는 아끼고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써내기 위해 시종 일관 여성의 가장 원초적이고 순결한 신분을 추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과 모자지간처럼 보일만큼 가깝게 지냈던 주인공은 그들과 관련되어 마을에 안좋은 소문이 돌자 어머니의 상심을 덜어내기 위해 그들을 경찰에 고발한다. 불쌍한 위안부들의 삶을 이해하는 주인공이 마지막에 그들을 배신하면서 죄책감을 가지게 된 주인공을 보며 비극적이고 불행한 제국시대의 희생양들의 반전 없는 결말이 숨이 막혔다. 본인의 잘못을 덤덤히 회상하는 주인공이 고백은 李永平가 슬픈 사실을 현실적으로 연출하여 애도하는 방식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것이라 느껴졌다.

'나'의 배신으로 가족같았던 여자들은 ‘불법성매매’라는 죄명으로 수감되고 출소 후 정신이 온전치 못하게 되는데, 불행한 여성들에게 닥치는 배신의 상처는 작가 李永平가 여성의 타락을 중요한 모티프로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현대 중문소설작가22인》에서도 李永平의 여성글쓰기는 언제나 어찌할 수 없는 사후 총명이되고, 일종의 헛된 애도의 제스처가 된다’는 표현을 통해 그의 향수 서사의 근본을 알 수 있다.

또한 화교로서 타향에서 고된 삶을 살던 그들을 회상하며 ‘나’가 고향 보르네오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위안부여성들이 고향 타이완을 그리는 마음이 닮은 듯 대비되는데, 《현대 중문소설작가22인》에서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세 명의 타이완 여성을 통해서 그는 자신의 보르네오 고향을 되돌아보고 있으며, 또한 보르네오로부터 타이완을 되돌아보고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주인공이 그리워하는 고향 보르네오는 일제제국주의 희생되었던 곳이면서도 또 다른 피해자들이 고통받는 공간이라는 것이 인상깊었다. ‘나’의 고향을 묘사하는 방법은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가감없이 표현한 방법이라 느껴졌다. 주인공은 여자아이에게 위안부였던 타이완 여성들과의 추억과 그들의 공포를 표현하고, 어머니의 상심을 위해 당신을 아꼈던 여성들을 배신하는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전개는 작가 李永平의 여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드러난다. 《현대 중문소설작가22인》에서 작가는 아끼고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써내기 위해 시종 일관 여성의 가장 원초적이고 순결한 신분을 추적한다고 말했다.

李永平은 《望?》에서 풍부한 서정성과 함께 '여성'을 낭만의 이미지로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화교가 된 주인공이 상처많았던 화교를 회상함으로써 이민자의 숙명을 잘 나타냈다. 추억속 고향이 아름답지만은 않은 곳으로 표현함으로써 포스트모더니즘의 근본을 알 수 있었다.



참고문헌
??? 외 ? 말레이시아 화인 소설전《?骨》중 李永平-《望?》 (고운선, 고혜림 옮김, 지식을만드는지식, 2015)
王德威 - 《현대 중문소설 작가 22인》 (김혜준 옮김, 학고방,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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