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1.06.07
수정일
2021.06.07
작성자
백민서
조회수
206

[비평문 2] 포스트식민주의, 모두가 함께 해결할 숙제

이번에 읽게 된 작품의 이름은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입니다. 작가는 ‘예쓰’로, 영어의 YES와 발음이 같아 뭔가 긍정적인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작품도 긍정적인 면이 많이 드러나지 않을까 내리 짐작하며 읽었던 것 같습니다. 먼저, 책을 펼쳐보기 전, 작품의 이름에서 ‘포스트식민’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발견했습니다. 포스트는 영어의 post라는 단어일 것이고, 식민은 식민지의 그 식민을 의미한다고 처음에 생각했습니다. 포스트식민이 식민지 이후의 삶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궁금해서 포스트식민의 뜻을 정확하게 찾아보니, 단순히 식민지배 이후의 시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시대구분이 아니라 식민시대 이후에도 지속하고 있는 식민주의적 사고와 인식에 반대하는 사고방식 혹은 관점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서양의 문화가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관념이 한국에 아직 잔재하고 있으며 주변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굳이 영어단어가 들어간 가게 이름을 더 선호하며, 영어로 적으면 뭔가 더 있어보인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들을 그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작품의 주인공, ‘나’는 생일을 무려 3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상당히 독특한 인물로 다가왔습니다. 그의 생일이 그렇게 중요치 않음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그는 그만의 어떤 주장이나 관념이 확립된 사람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홍콩의 역사가 오래된 호텔에 근무하는 ‘마리안’이 홍콩과 관련된 전쟁의 역사에 대해 일체 모른다는 것에 놀라곤 합니다. 주인공은 과거의 역사에 집착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겪지는 않았으나 자신과 관련된 역사에 알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부분은 음식에서 이어집니다. 그는 음식 마니아입니다.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평가하는 것을 즐기는데, 작품에서 보면 주인공이 계속 음식에 대한 맛을 평가할 때 국가를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마리안의 아버지가 프랑스의 음식을 가장 고급스러워 보이는 음식이라고 말하는 것에서 음식을 평가할 때 국가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마리안은 동양의 풍미 또한 신식 프랑스 음식이라고 말합니다. 주인공은 이에 반감을 품고, 저 또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두 나라에 살던 사람이 두 나라의 특징을 혼합해 만든 요리에 어떻게 국적을 따질 수 있는지 말입니다. 이런 이중적인 면은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홍콩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을 과도하게 찬양하고 모습과, 서양의 옷과 교통수단을 이용하던 연예인들이 돌연 중국의 전통의상과 인민복으로 갈아입고 텔레비전에 출연한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인간성을 강조합니다. 국가를 초월한 인간성, 인간이 가진 따뜻함과 너그러움으로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가의 마음이 드러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음식에 대한 관념이 다름을 알려줍니다. 우리나라에서 라면을 먹을 때 김치를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편, 김치는 매워서 못 먹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김치가 매워서 못 먹는다고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단순히 한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이 책은 알려줍니다. 생일파티에서 요리사에게 음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핀잔을 주고 비판하자, 온갖 재료를 넣게 되고 결국 먹을 수 없게 변해버립니다. ‘이렇게 많은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어울릴 수 있는 음식과 음식점이 진짜 있기나 할까?’라고 주인공이 혼자 생각하는데, 정말 딱 들어맞는 문장인 것 같았습니다. 모두가 한 음식에 대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려주는데, 이는 곧 그 나라 사람들이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홍콩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전쟁과 식민지배로 인해 중국에 속해있다 영국으로부터 할양받게 되어 영국의 주요 요충지로 쓰이다 현재 다시 중국에 반환된 상태입니다.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남한과 북한의 경우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통일된다면 북한에 거주하던 사람들과 우리나라에 거주하던 사람 간에 다양한 갈등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한 갈등에 대해 미리 체험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홍콩에 사는 사람이 광둥 말로 송출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반감을 보이고 비판을 하며 홍콩인의 식민지 중국어라고 하는 것을 보며 놀랐습니다. 우리나라에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저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단순히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하며 읽는 것보다는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일들임을 자각하고 인종을 넘어선 인간의 유대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과의 통일 이후의 삶에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책을 통해 알게 된 포스트식민주의를 통해 다양한 문제와 의문에 대해 고민해보고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문헌
소설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 後殖民食物與愛情》, 예쓰 也斯 지음, 김혜준/송주란 옮김, (서울: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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