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0.06.19
수정일
2020.06.19
작성자
차수빈
조회수
259

[평가서] 다섯가지 소감

강의 평가는 좀전에 다같이 모여 마무리를 했지만 하고 싶은 말이 남아 글을 올립니다.


첫번째로, 이번 강의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너무 만족스러웠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홍콩의 역사, 중국 근대사, 중국에서 말하는 '문학' 개념 등을 개괄적으로 한 번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참에 교수님 대면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관련 서적을 읽거나 인터넷을 뒤져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들이지만 책의 경우 전반적인 내용을 알기 위해 읽기에는 양이 부담스럽고 인터넷의 경우엔 신빙성이 떨어지는 내용이 많아서 꼭 한번 강의를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제 바람이 닿았는지, 요 몇 주간 제가 원했던 그런 양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교수님 강의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 중국 근대사에 한창 궁금해 하고 있었어서 근대사 강의를 정말 흥미롭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교수님께서 마지막 수업 때 본래 이번학기 준비했던 내용의 1/3정도밖에 못했다고 말씀하신 것을 듣고 굉장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두번째로 문학에 대한 재미를 느끼는 제 자신을 보고 스스로 많이 놀랐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부때도 여러 편의 문학을 읽었지만 당시에는 과제를 해내야한다는 의무감에 줄글만 내리 읽어내려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 문학공부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원래 독서를 좋아하지 않았어서 더욱 거부감이 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어중문학과에서는 중국 문학을 중점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떼려야 뗄 수 없었고, 심지어 저는 한 교양 수업 시간에 '중국문학을 왜 배워야 하는가?'를 주제로 글을 쓴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통속적으로 널리 알려진 '문학의 가치' 몇 가지를 읊어대며 글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렇게 문학과 저는 가까워지지 못한 채 졸업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접한 저희의 첫번째 문학작품, 루쉰의 《외침》, 《방황》은 저에게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제게 '루쉰'은 '중국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인물', '중국 근대 문학의 창시자' 라는 게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 담긴 심오한 뜻과 메시지를 알고 나니 과연 루쉰을 향한 그와 같은 평가가 전혀 과장됨이 없음을 몸소 알 수 있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여러 편의 논문을 찾아 읽어보고 전형준 교수의 아큐정전 강의도 10번은 돌려 본 것 같습니다. 하나의 작품을 가지고 제각기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 그러므로 문학 해석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는 점,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도 그 근거가 타당하면 충분히 적절한 해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 저로 하여금 문학에 재미를 느끼게 하였습니다.

오늘 저녁 교수님께서 '작가가 무슨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는지, 그 답을 찾는 식으로 문학 작품을 접근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이번 수업 작품을 읽는 동안 작가의 숨은 메시지를 찾으려고 동분서주하며 글을 읽어내려갔던 제가 떠올라 뜨끔하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작가의 숨은 메시지나 의도를 파악하자는 목표 아래에서 나름대로 즐겁게 작품에 다가갈 수 있었고, 그토록 오랫동안 찾아 헤멨던 '문학의 가치'를 발견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의 제 읽기 방식이 그릇되었든 그렇지 않았든 간에 유의미한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답찾기에 여념없는 글읽기가 아니라 제 '생각'에 좀 더 집중한 글읽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세번째로 비평문을 통해 글쓰기 연습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습니다.
다른 분들이 언급했다시피 피드백을 받지 못하여 제 글에 대한 평가는 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논리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정렬화하는 과정에서 글쓰기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괜찮은 글을 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네번째로 토론을 진행하면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는데 이점은 오늘 교수님께서 언급하신 부분이라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토론'임에도 각자 작품 내용 소개, 소감에 그친다는 점. 같은 작품을 읽은 경우에는 좀 토론같이 진행되긴 하는데, [외침, 방황,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붉은 수수밭을 할 때는 다양한 의견이 오갔었습니다.] 보고서 3, 6을 진행할때는 각자 읽은 작품이 다르다 보니 작품 소개에 그치게 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논문 쓰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교육대학원 논문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시는 교수님 말씀을 듣고 지금은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제가 과연 좋은 논문을 써낼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부담감을 떨치고 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대학원에 정말 잘 들어왔다'는 생각을 들게 한 수업이 바로 이 '중국문학연구' 수업이라는 점에서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좀 더 일찍 대면강의를 실시했으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남지만,이제는 스스로 찾아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한 학기 동안 가르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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